대학 동기가 하는 수원 아주대 근처 고기집에 갔다. 요즘 자영업이 어렵다고 하던데 여기는 달랐다. 5시쯤 동기들과 첫 손님으로 들어갔는데 금방 자리가 찼다. 3년 전 잠깐 들렀을 때도 손님이 많긴 했는데 이젠 줄을 설 정도다.
잘되는 이유를 분석하는 습관
나는 스타트업과 기업 코칭을 하다 보니 직업병처럼 어딜 가든 잘 되는 이유를 분석한다. 지난 첫 방문 때 눈에 띄는 건 세 가지였다.
첫 번째, 고기가 신선하고 맛있었다. 갈매기살을 썰기 전 생으로 된 모습을 거기서 처음 봤다. 매일 직영으로 직접 가져온다고 한다. 그날도 저녁쯤 고기가 들어왔다.
두 번째, 소주를 살짝 얼려서 준다. 소주잔에 따르면 슬러시로 나온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소주를 안 마시는 내가 그날은 특별한 날이 되었다.
세 번째, 주인장의 태도가 달랐다. 동기가 왔다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도 손님이 움직이기만 해도 바로 고개를 돌려 챙겼다.
다시 보니 보이기 시작한 것들
이것이 3년 전 내가 생각한 성공 이유였다. 이번엔 개점부터 차 끊기기 전까지 있다보니, 그때는 못 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베트남계 여직원들이 일을 하는데, 주방부터 홀까지 모든 일을 제 일처럼 일사분란하게 처리했다. 손님들에게도 싹싹하고, 직영점에서 고기가 왔을 때는 사장과 함께 직접 나르러 가기도 했다.
궁금해서 동기에게 물었다.
“저 친구들 어떻게 저렇게 해? 잘 뽑은 거야?”
“형, 나는 그 친구들한테 시작할 때 이렇게 얘기해. 여기서 경험 잘 쌓으면 나중에 가게 차릴 때 도움이 될 거라고. 일을 할 때 최대한 같이 하고 많이 가르쳐 주려고 해.
가게를 오래 해보니까, 길게 가려면 나만 챙기지 말고 나눠야겠더라고. 우리 가게가 이 일대에서 주류 취급 세 손가락 안에 들어. 그래서 종종 프로모션 술을 싸게 줄 때가 있어. 나는 그걸 받으면 그 이익을 손님들과 어떻게 나눌까 고민해.”
그 집 벽에 붙어있는 신상 맥주가 2000원이어서 신기했는데 비밀이 풀렸다.
“대학생 손님들도 많고 친해져서 손님 결혼식도 꽤 많이 갔어.”
“아, 그래서 아까 밖에서 얘기를 나누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너한테 인사를 했구나.”
나와 고객이 함께 잘되는 진짜 BM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사업모델을 명료화 할 때 늘 하는 말이 있다. 내가 잘되는 이유만 찾아서는 안 된다고. 나와 고객이 함께 잘되는 것이 진짜 BM이라고.
모두가 고객이 줄을 서고 오래 가는 사업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것은 메뉴도, 인테리어도, 마케팅도 아니었다. 그 줄을 만드는 건 오너의 깊은 생각이 담긴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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