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로 4년 차인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 질문을 받으면 저는 오히려 제 얘기부터 하게 됩니다. 저도 창업하고 4년 차인데 돌아보면 쉴 새 없이 달리고, 버티고, 또 달렸습니다.
그런데 그 대답 안에 이미 답이 있더라고요. 4년을 그렇게 쉴 새 없이 채워왔다면,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일을 하나 더 얹는 게 아니라 무엇을 안 할지를 정하는 일입니다.
-
생존기와 확장기는 다른 질문을 요구합니다. 창업 초기의 질문은 “이번 몇 달을 넘길 수 있는가”였습니다. 4년 차의 질문은 “이 방식이 10년을 버틸 수 있는가”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분기 단위가 아니라 다음 2년 단위로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금 뽑는 사람, 지금 맺는 계약이 2년 뒤에도 맞는 선택인지 먼저 묻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안 맞는 방식을 계속 정당화하게 됩니다. 급한 불부터 끄는 습관을 그만두지 않으면 4년이 또 그렇게 지나갑니다.
-
반복 가능한 성공과 운을 구분해야 합니다. 4년이면 잘된 일이 몇 건 있기 마련인데, 그게 재현 가능한 구조 덕분이었는지, 그때 그 사람·그 타이밍 덕분이었는지를 냉정하게 나눠야 합니다. 저도 돌아보면 처음엔 운처럼 호기심에 의한 연락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는 제가 만든 결과의 입소문으로 연락이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차이를 알아채고 나서야 운에 기댔던 쪽은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
자신이 병목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초기엔 대표가 모든 결정을 하는 게 속도였습니다. 4년 차엔 그게 정확히 반대로 작동합니다. 결재 하나가 대표 책상에서 며칠 묵는다면, 그건 조직이 느린 게 아니라 제가 느린 겁니다. 회사가 조금씩 커지면서 그 신호를 알아챘습니다. 혼자 하면 됐던 일이 사람이 늘면서 “제가 하면 되는 일”과 “다른 사람이 해야 맞는 일”을 구분하지 않으면 회사가 저를 넘어서질 못하더라고요.
의외로 4년 차에 제일 무서운 건 매출도, 경쟁사도 아니고 “지금까지 이렇게 해서 왔으니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확신이더라고요. 그 확신이 다음 몇 년의 발목을 잡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 혼자 여기까지 온 게 자랑일 수는 있어도 앞으로의 전략은 아니라서, 저도 요즘은 제 판단을 가끔 점검받을 사람 하나쯤은 곁에 두려고 합니다.
지형은 바뀝니다. 사업을 시작했을 때 지나온 지형과 지금 서 있는 지형은 다른데, 걷는 방식만 그대로 두면 어느 순간 안 맞는 게 당연합니다. 지금 그 신호를 느끼고 계신다면, 이미 절반은 맞게 가고 계신 겁니다.
뭘 더할지보다 뭘 그만할지 생각해보셨나요?
ps. 이 글을 쓰면서 저도 요즘 뭘 그만둬야 할지 다시 적어보고 있습니다. 매번 답은 알면서 미루게 되는 게 신기하네요 ㅎㅎ :-)
스타트업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