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이거 고객이 말한 문제가 맞나요?
코칭 중 PM이 노션에 올린 기획 문서를 읽었다. 읽다 보니 뭔가 이상했다. 직접 쓴 거 맞냐고 물었다. 맞다고 했다.
문제 인식과 솔루션을 도출하는 과정을 묻자 그는 자기 생각을 말하는 대신 문서를 앵무새처럼 읽기 시작했다.
이게 한 PM만의 얘기가 아니다.
요즘 스타트업들의 노션을 열어보면 문서 형식은 그럴싸해지고 내용은 점점 길어졌다. 그런데 쓴 사람과 대화해보면 형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비판적이다. AI가 만든 구조와 내용을 그대로 갖다 쓴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수준에 맞지 않게 잘 쓴 글을 제출한 초등학생에게 안 보고 설명해보라고 했더니 한마디도 못 하고 울기만 했다는 에피소드, 이제 흔한 얘기다.
AI 결과물은 검증 없이 쓰는 순간, 사회적 할루시네이션이 시작된다. AI가 아닌 사람에게서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AI를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이 함정에 더 빠지기 쉽다. 도구를 많이 쓸수록 생각 근육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창업자와 PM에게 이 문제는 더 치명적이다. 그럴싸한 형식의 결과에 팀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요즘 식당에 가면 주문은 테이블 오더가, 음식은 로봇이 나른다. 그래도 제대로 된 요리는 사람이 해야 제맛이 난다. AI도 마찬가지다. 핵심을 내가 먼저 잡고, AI 결과가 그 방향에 맞는지 검증하는 것. 이 순서를 지킬 때 AI는 내 생각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된다.
내가 쓴 문서를 한번 보자. 이 생각…
내가 먼저였는가? AI가 먼저였는가?
기획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