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서비스가 말을 한다면 어떤 사람일까요?
친절하고 깔끔하게 설명하는 사람일까요. 어려운 것도 쉽게 풀어주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상대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는 관심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 사람일까요.
우리는 UX를 설계할 때 고객의 페르소나는 꽤 열심히 만듭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가지는 잘 묻지 않습니다.
“고객에게 말을 거는 우리 서비스는 어떤 사람인가?”
UX라이팅은 서비스 안에서 사용자에게 건네는 모든 문장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버튼 위의 한 단어, 오류 메시지 한 줄, 온보딩 첫 화면의 인사말까지. 디자인이 화면을 설계한다면 UX라이팅은 그 화면이 말하는 방식을 설계합니다.
AI의 말투에서 느끼는 성격과 태도
ChatGPT를 쓰다가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물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때 ChatGPT가 “제가 잘못 답변했습니다”라고 단조롭게 말하는 것과, “그 부분은 제가 잘못 이해했네요. 다시 확인해볼게요”라고 말하는 것은 정보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느낌은 꽤 다릅니다.
AI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그 말투에서 성격과 태도를 느낍니다.
스탠퍼드의 바이런 리브스와 클리퍼드 나스교수는 컴퓨터가 사용자에게 칭찬을 건내는 실험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분명히 칭찬을 하는 것이 기계라는 걸 알면서도 기분이 좋아지고, 그 컴퓨터를 더 신뢰한다고 표현했습니다. 서비스가 건네는 말 한마디가 호감을 만든 것이죠.
작은 문장이 만드는 인상 차이
결제가 실패했을 때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서비스와 “결제가 되지 않았어요. 카드 정보를 다시 확인해볼까요?”라고 말하는 서비스는 같은 상황을 전혀 다르게 경험하게 합니다.
회원가입을 마쳤을 때 “가입이 완료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서비스와 “환영합니다. 이제 시작해볼까요?”라고 말하는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전혀 다른 첫인상을 남깁니다.
약간의 차이가 사용자에게는 서비스의 성격을 경험하는 순간이 됩니다.
UX라이팅을 단순히 ‘문장을 잘 쓰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UX라이팅은 어쩌면 이런 질문에 더 가깝습니다.
“우리 서비스는 고객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서비스의 목소리를 설계하는 일
좋은 UX는 화면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화면에서 서비스가 어떤 목소리로 말을 걸 것인지까지 설계합니다.
『UX의 언어들』책에서도 UX라이팅을 다루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문장 하나가 어떻게 사용자의 감정과 행동을 바꾸는지, 그리고 서비스가 좋은 목소리를 갖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이야기합니다.
화면은 사라져도 글이 준 경험은 기억에 남습니다. 어쩌면 사용자는 우리가 만든 기능보다 친절한 설명해준 한마디를 더 오래 기억할지도 모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당신의 서비스는 어떻게 대화를 하고 있는지?
『UX의 언어들』 Spin off
UX의 언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