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채용에서, 저는 정말 좋은 스펙의 사람을 뽑은 적이 있습니다. 학벌도 좋았고, 이전 회사에서의 성과도 뚜렷했습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합류한 뒤, 그는 예전 회사에서 인정받던 방식 그대로 일하려 했습니다. 그 방식은 분명 그를 그 자리까지 데려온 방식이었겠지만, 저희 회사가 그 시점에 필요로 하던 전략적 방향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아쉬웠습니다.

그 뒤로 저는 면접에서 스펙보다 먼저 보는 게 생겼습니다.

3분 자기소개 대신, 살아온 얘기

면접관으로 들어가면 저는 3분 자기소개부터 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카페에서 처음 만난 사이처럼, 전공을 정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를 10~20분 들려달라고 합니다. 암기해온 소개보다, 그 사람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왔는지가 훨씬 많이 보이거든요.

의지가 아니라, 우리 방향대로 일해본 경험

그리고 직무 얘기로 넘어가면 태도를 완전히 바꿉니다.

저희 회사가 지금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먼저 설명하고, 그런 방향으로 일해보신 적이 있는지 묻습니다. “네, 있습니다”라는 대답 하나로 끝내지 않습니다. 그때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꼬리를 물고 3~4번 더 물어봅니다.

의지는 말로 얼마든지 꾸밀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실제 일해본 적이 있는지는, 몇 번만 더 파고들어도 금방 드러나더군요. 스펙 좋은 사람을 놓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스펙과 우리 방향에 맞는 경험, 둘 다 보되 순서를 바꾸자는 얘기입니다.

지금은, 코칭에서도 같은 질문을

여러 스타트업을 코칭하면서, 채용을 앞둔 대표님들께도 종종 같은 질문을 드립니다.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이유가 스펙 때문인가요, 아니면 우리가 가려는 방향대로 일해본 경험이 있어서인가요?”

인터뷰는 시험이 아니라, 그 사람을 정확히 이해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걸음을, 함께

한성희 서명

다음 성장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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