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우물을 파기보다 다양한 영역을 경험하며 사업과 서비스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을 좋아한다. 네이버에서 콘텐츠서비스팀장을 하다가 처음 PM이 되었을 때 설레었던 이유도 그것이었다.

다행히 기대대로 연간 최소 5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었다. 다양한 성향의 프로젝트 멤버들을 이끌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 그것도 평가 권한 없이.

말을 안 듣거나 자기 상황만 고집하는 멤버들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기도 했고, 밤잠을 못 이루고 장염까지 얻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기 위해, 그리고 지치지 않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주변에 뛰어난 PM 동료들이 있었다. 그들을 관찰하며 차이를 발견했다.

PM의 세 단계 - 초급, 시니어, 고수

초급 PM은 말을 안 듣는 멤버의 평가권자에게 업무 수행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사자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더 큰 반발이 돌아왔다.

시니어 PM은 갈등이 생기면 원온원으로 원인을 해결하려 했다. 덜컹거림은 있었지만 목표까지 갈 수 있었다.

고수 PM은 킥오프 전부터 움직였다. 프로젝트 목표와 키멤버들의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티타임과 식사를 통해 상대를 한편으로 만들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절반은 끝낸 셈이었다.

열정으로 사람을 강하게 이끄는 사람이 최고의 PM인 줄 알았는데 편견이 깨졌다. 그는 내가 고생하던 스트레스도 거의 없었다.

종이컵 비유 - 무엇을 채워야 하는가

빈 종이컵에 토치불을 대면 활활 타버린다. 그러나 물이 담긴 종이컵은 절대 타지 않는다. 그는 물이 가득 담긴 종이컵 같은 PM이었다.

그럼 어떤 물을 담아야 할까?

첫째, 이성이라는 물이다. 화가 느껴지는 순간 감정적으로 맞부딪치지 않는다. 최대한 좌뇌로 감정을 옮겨 상황과 생각을 정리한다.

둘째, 이해라는 물이다. 상대를 이해하는 로직으로 교감해야 한다. 1회적인 공감은 유효기간이 짧다. 상대를 인정하고 교감하는 멤버들은 같은 배에 올라탄다.

셋째, 실천이라는 물이다. 이성과 이해도 먼저 다가가는 행동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고수 PM은 이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내재화되어 있었다.

사람이 가장 어렵다는 공통된 답

요즘 강의에서 어려운 점을 물어보면 십중팔구 “사람”이라는 답이 나온다.

물론 하루아침에 사람을 다루는 법이 능숙해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 빈 종이컵처럼 불타버리지 않기 위해, 나라는 컵에 이성, 이해, 실천이라는 물을 조금씩 담아가 보면 어떨까?

그 다음 걸음을, 함께

한성희 서명

다음 성장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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