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는 아무도 안 볼 때도 동작할까요? 조직문화를 다시 세운다고 하면 다들 근사한 핵심가치 문구부터 만듭니다. 잘나가는 회사의 문구를 참고하기도 하고요. 신뢰, 책임감, 투명성. 벽에 붙일 만한 단어들이죠.
그런데 코칭으로 해마다 30팀 넘는 스타트업을 만나며 본 바로는, 그 문구가 붙어있다고 사람이 남는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문구가 근사할수록 아무도 안 지키고 있다는 신호일 때가 많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핵심가치는 문구가 아니라 문제를 풀어온 방식이 쌓인 결과여야 아무도 안 볼 때도 동작합니다.
문화는 지켜보는 사람이 없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들 합니다. 뒤집으면 방치의 정의이기도 합니다. 누가 지켜볼 때만 지켜지는 원칙은 문화가 아니라 감시니까요.
HRNOTE 고은택 대표님의 칼럼에 저는 큰 공감을 했는데요.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공통점으로 정렬된 조직문화를 꼽습니다. 회사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고, 그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건 문화라는 겁니다. 그리고 문화는 사람이 늘어난 뒤에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가장 작을 때 더 집중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짚습니다.
여기에 제가 코칭하며 본 것을 겹치면, 정리되는 지점이 셋 있습니다.
첫째, 문화는 그 조직이 문제를 풀었던 방식이 쌓인 결과입니다.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블로커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결했는지, 고객이 크게 화를 냈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 일정이 지연될 때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방법을 찾았는지. 이런 문제를 풀어낸 방식이 한 번, 두 번 반복되면서 “우리는 이렇게 한다”가 됩니다. 그래서 억지로 만든다고 되지 않고, 잘나가는 회사의 문구를 베낀다고 내 것이 되지도 않습니다.
둘째, 작을 때 푸는 방식이 기본값이 되고, 인원이 늘수록 그것이 고도화되어야 합니다. 50명, 100명으로 커질 때도 회사가 문제를 푸는 방식에 더 고도화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더해져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된다고 저는 봅니다. 지우는 게 아니라 더 날카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셋째, 문제를 푸는 방식은 불편한 얘기를 꺼냈을 때 가장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불편한 얘기를 꺼낸 사람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가 다음 사람이 입을 여는지를 정합니다. 부정적 반응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말 대신 침묵을 택하고, 핵심 인재는 불만을 말하지 않고 조용히 이력서를 업데이트합니다. 정기적인 소통 구조가 없으면 그 침묵을 알아챌 방법도 없습니다.
핵심 인재 이탈 방지를 검색하면 보상·복지·승진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편입니다.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만, 제가 코칭하며 반복해서 본 건 더 근본적인 지점이었습니다. 사람은 대우가 나빠서보다, 자신이 있는 곳이 방치된 느낌이 들 때 먼저 떠납니다.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의 핵심가치는, 아무도 지켜보지 않을 때도 동작하고 있나요?
그 다음 걸음을, 함께
다음 성장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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